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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이었음. 

아몬드를 재밌게 읽어서 읽어봤음.

걍 연애소설임.

문장이 참 예쁘긴 하다.

상황이나 감정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 참 예쁘고 섬세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쓰는걸까 할 정도로 감성이 대단하다.

시원시원한 전개나 갈등, 애틋함을 느낄 새는 없었고 답답한 마음들이 모여 엇갈린 가을의 교차로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화끈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냉랭하지도 않은 담담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마음을 적시는 굉장히 그림같은 문장들이 상당히 매력적인 책임!

현실적인 연애의 모습을 보고 싶다거나 해피엔딩을 바란다면 읽지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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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은 항상 젊은 사람, 아니면 어린아이 정도였지 '할머니'가 화자인 소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생각나는 소설은 구병모의 파과 정도?

파과는 킬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할머니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물론 노인 여성으로서의 삶도 어느정도 묘사가 되지만 현실성은 없는 킬러의 면모가 주된 이야기였는데, 이 소설들에서는 그들도 나름대로 우리와 비슷한 그들의 삶이 있었고,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뜻하고 소소하게 재미있는 책이었다~~

여섯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음.

윤성희 · 어제 꾼 꿈
백수린 · 흑설탕 캔디
강화길 · 선베드
손보미 · 위대한 유산
최은미 · 11월행
손원평 · 아리아드네 정원

내가 제일 좋아한 편은 [흑설탕 캔디]인데

청춘이 다 지나간것처럼 보이는 할머니도 사실 언제나 마음은 청춘이고

겉모습만 늙었다는 걸 마음 깊이 느끼게 된 소설이다.

단편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훌훌 읽었음에도 흑설탕 캔디는 참 따뜻하고 뭔가 여운남는 소설이었다. 

다른건 생각이 잘 안나 ... ㅋㅎㅎㅎ

아래는 내가 좋아한 구절~

 

--

 

비가오면 손가락을 벌려요. 그 사이로 비가 지나가게.

그 후로 비가오면 나는 창밖으로 손바닥을 내밀고 한참 서 있어보곤 했다. 손가락 사이로 비가 지나가는 걸 상상하면서.

 

윤성희, 어제 꾼 꿈 中

 

--

 

예상치 못했던 일이 주는 즐거움. 계획이 어그러진 순간에만 찾아오는 특별한 기쁨. 다 잃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느새 한여름의 유성처럼 떨어져 내리던 행복의 찰나들.

그리고 할머니는 일어나서 브뤼니에 씨와 함께 탑 위에 각설탕 하나를 더 쌓았다. 하나를 더. 또 하나를 더. 그러다 탑이 무너져 내릴 때까지. 각설탕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할머니와 브뤼니에 씨가 손뼉을 치며 웃음을 터뜨릴 때까지.

백수린, 흑설탕 캔디 中

 

--

사시(巳時)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엿다. 은형은 절에 오면 사시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게 좋았다.

 

최은미, 11월 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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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형은 절에 오면 사시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게 좋았다.' 이 구절이 왜 좋은진 모르겠는데

그냥 익숙하지 않은 것이 일상이 되어서 좋다는 묘사가 좋은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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