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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음

한 번쯤은 읽어볼만 한 것 같다!

 

1. come com Kan!

문학의 거장 동상이 말을 걸어오며 소설가로서 성장하는 이야기.

동상이 말을 걸어온다는 설정이 재미있었으나

그 외에의 별로 재밌는 요소는 없었음

 

2.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

자신이 아직도 굉장한 셀러브리티라고 생각하는 노작가가 자신을 극진히 대접해 온 한 호텔에 방문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본인이 다른 젊은 여자들에게 플러팅하는게 자기 입장에서는 사연있는 로맨스지만 
상대방 여자에게는 그저 추접스러운 노인네가 들러붙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장면이 있다. 

고전문학이나 어떤 소설들을 보면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 남성의 여성편력을 
주인공만의 심오한 사연, 혹은 주인공의 방황/일탈, 혹은 주인공의 성장에 필요한 매개체 쯤으로 제법 잘 포장하곤 하는데, 
그걸 포장을 다 까버리고 현실적으로 민낯을 밝혀버린 느낌이었다.
사실 별 거 아닌 짧은 대사에 불과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제법 통쾌했음.. 

 

3. 용사 다케루와 마법 나라의 공주

본인은 여성의 편이라고 믿으며 ‘여성전용칸’에 들어가 시위를 하는 주인공. 주인공이 들이미는 카메라 앞에서 승객들은 겁에 질린다.

”저는 여성 편입니다. 이 칸은 일본의 남녀평등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열차 내부를 촬영하겠습니다! 이건 도촬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나가게. 당신 때문에 다들 무서워하고 있잖은가.“ 

이 장면은 주인공같은 사람들이 여성전용칸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라고 보여져서 오히려 웃겼다….

주인공은 그러던 중 갑자기 환각에 빠지게 되는데, 본인은 괴수를 물리치고 공주를 구해야하는 용사가 된다.

여성들의 사회생활을 용사의 모험에 빗대어 그려내고 있는데 비유가 사실 그럴듯 하지 않아서 
매끄럽게  연결이 잘 안되어 이해가 안 갔다. 
물론 몇몇 대사는 굉장히 현실적이라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저는 주어진 일을 다 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외모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말까지 들어야 합니까?”

여성 정치인을 비롯해 화제가 된 여성들에 대한 평가, 혹은 비난에는 겉모습과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점을 꼬집었다는 게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여성전용칸’ 과 주인공의 환각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나…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용사'의 이야기는 대충 느낌은 알겠는데 '여성전용칸'이 이야기속에 등장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사실 주인공이 표방했던 '나는 여성의 편'은 그저 말뿐인 위선이었으며 
주인공이 '용사'의 일을 겪고 진심으로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장치였으려나..?
잘 모르겠다.

4. 아기 띠와 불륜 초밥

사실 이 단편이 이 책을 사게 된 계기임. 광고에서 이 이야기를 봤는데 제법 흥미로웠음.

불륜 커플들이 모이기로 유명한 한 초밥집에 모유수유를 졸업한 아기를 데리고 한 여자가 식사를 하러 온다. 
그 아기엄마는 제법 미식에 대한 견문이 넓어 보이고 붙임성도 좋아 떠들썩하게 식사를 하는데 그런 여자를 주변 남자들이 못마땅하게 본다.

'마사미가 경멸해야 할 사람은 그 여성이 아니라, 어쩌면 옆에 있는 남자가 아닐까. 
그들이 이렇게 다림질이 잘된 셔츠를 입고 젊은 여자와 고급 초밥을 먹는 사이에, 
그 등 뒤에는 집안일과 육아에 쫓기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가게의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진 것은 본래는 숨어야 할 존재가 갑작스럽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문장으로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축약이 된다.

내가 집 밖에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고 여러가지를 배우고 사회 생활을 맘 편하게 하는데에는 
가정의 대소사 및 집안일을 처리하는 사람의 기여가 굉장히 크다는 것.. 
하지만 정작 그 집안일을 맡은 사람은 사회 생활을 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지워진 존재가 된다는 것...

그런 것을 이야기에 잘 녹여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쓸데없이 너무 자세한 식사 재료와 술 등에 대한 묘사로 인해 스토리가 산만해져서 
그 부분은 좀 훌훌 넘기긴 했다. 
그래도 그렇게 자세한 묘사를 함으로서 아기 엄마가 그만큼 미식에 제법 식견이 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근데 음식점을 나서는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들이 갑자기 함께 길을 나서는 건 너무 개연성도 없고 무슨..ㅋㅋㅋ 
너무 뜬금없고 인위적이어서 좀 짜쳤음.

 

5. 서 있으면 시아버지라도 이용해라

이혼한 남편의 아버지(전 시아버지)가 본인을 거둬달라고 해서 같이 지내게 된 이야기. 
애초에 남편과 외도로 이혼했는데 시아버지가 그런 아들이랑은 살지 못하겠다고 뛰쳐나온 것부터가 현실성이 뒤지게 없다 ㅋㅋㅋ 
근데 뭐 소설이니까 뭐~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책임져주는 조건으로 주인공은 시아버지를 거둬주게 되고, 
그런 시아버지로 인해 가사 및 육아에서 해방되는 이야기이다.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엷게 화장을 하고 정원에 물을 준 다음, 
남편이 손수 느긋하게 내리는 커피에 맞춰 토스트와 햄에그를, 아들의 취향인 일식 조식을 만든다. 
아들을 회사에 출근시키면 포메라니안 강아지인 오찻피를 산책시키고 장을 봐 온 뒤에는 
이웃과 교류, 집 청소, 남편을 위해 또 점심을 차리고 다시 정원 손질, 청소, 저녁 준비..... 
솔직히 경쟁 카페가 많은 사무실 밀집 지역의 카페에서 점장을 했을 무렵의 나보다 시어머니의 루틴이 훨씬 힘들어 보였다.'


'밖에서 돌아오면 어김없이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에니시가 아무 탈 없이 잘 있다. 
그것만으로 경직되었던 몸의 중심이 스르르 녹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회생활에 기력을 다 빨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가사일과 육아에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상기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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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나온대서 읽어보았다. 

너무 길지 않고 담백해서 읽기 좋았음.

의식을 가진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로봇이 범죄를 저지르고, 그 로봇이 법정에 서게 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의식이란 무엇인가? 죄와 벌이란 무엇인가? 

신박한 주제이고, 굉장히 심오하다. 

의식이 있는 안드로이드 로봇 '아오'가 인간이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것일까.

수면모드에 들어가면 의식이 잠드는 것도, 전원을 꺼버리면 의식이 사라지는 것도 인간과 다를 것이 없다. 

인간과 의식을 가진 로봇을 구분짓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더 나아가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무엇이 그렇게 다르길래 그토록 인간만 존엄하며 다른 생명들은 이용해도 된다고 믿고있는 걸까 싶다.

 

소설에서는 법률적인 해석의 내용과 피조물의 존엄 등 안드로이드를 재판하는 과정에 무게를 두며 철학적인 면을 조명하였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나 내용보다는 생명윤리나 과학 윤리 방면이 두드러지는 느낌인데

뮤지컬에서 배우들이 안드로이드 로봇인 '아오'를 연기하는 걸 본다면 아오가 의식으로 인해 설렘과 고뇌를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표정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스토리에 더 몰입할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을듯.... 

'아오' 역할 유태양씨가 부르는 '내 피는 파랑'. 아오의 감정이 잘 담긴 노래인듯 함.

 

좋았던 구절들

 

삶의 의미는 의식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지지 않지만, 개별적 의식이 스스로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의미는 그 의식에게만 참이며, 다른 의식에게도 참인지 거짓인지는 논리적으로 결정될 수 없다.

 

 

타인의 목소리는 공기를 통해서만 듣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자기 몸을 통해서도 듣습니다.
그래서 남이 듣는 자신의 목소리와 자기가 듣는 자신의 목소리가 다릅니다. 

 

 

안드로이드가 자연이 아닌 공장에서 생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생명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생명공학을 통하여 수많은 신생아들이 실험실에서 탄생하고 있기도 합니다.
어떤 존재가 헌법이 보호해야 할 피조물 또는 생명체인지 여부는 '공장이나 실험실에서 생산되었느냐, 자연에서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그 존재의 실질에 비추어서 판단해야 합니다.

 

 

어떤 주체는 본래 그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는 경우에만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는 것입니다.
행위의 자유가 없으면, 책임을 물을 근거도 사라집니다. 

 

 

인간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기 자신이라는 존재에 갇혀 있죠.
그 상태에서 자기에 대한 온갖 집착과 욕망이 생겨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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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완전한 행복을 얻기위해 불행 요소들을 하나씩 없애가며 살아가는 여자의 이야기. 스릴러이다.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현대인은 무언가를 더하기엔 삶이 너무 복잡하고 여력이 없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

인생에서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거나 나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을 빼는 것이 더 나은 삶으로 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빼고, 빼고 또 뺀다. 미니멀리즘이 유행한다. 

행복은 뺄셈이라는 말이 제법 들어맞는 듯 하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  작가의 말 중에서 

 

글을 읽었을 뿐인데 영화를 보는 것 처럼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고 숨을 참게 만드는 긴장감을 자아내는 것이 놀라웠다.

읽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다가도 문단을 끊어줘서 한숨 돌리고 더 긴장하게 만든다. ㅋㅋㅋ 

또 내용 중에 되강오리의 울음소리가 굉장히 자주 언급되는데, 되강오리의 울음소리를 알고 읽으면 더 재미있다.

되강오리는 아비새의 계통인것 같다. 유튜브에 아비새 울음소리를 검색하면 공포영화에서 들릴 법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름끼치기도 하고 사람 소리 같기도 한 것이 제법 기괴하다. ㅋㅋㅋ

책을 오랜만에 읽었는데도 술술 잘 읽혔고, 너무 흥미진진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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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에 대한 고찰.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에 대한 생각에 인문학을 곁들였다. 

요새 유행하는 '~해도 괜찮아' 같은 부류의 책인 줄 알았으나

그보다는 조금 더 깊이가 있고 작가가 얼마나 많은 사색을 하였는지가 엿보인다. (굉장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ㅋㅋㅋ)

추상적인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뜬구름잡는 소리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삶의 방향을 정해주진 않아도 방향을 정하기 위한 생각을 정리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어떤 자세로 일상에 임해야 할까'를 생각하게 해주었던 점이 좋았다.

근데 뒤돌아서면 까먹게 된다....ㅋㅋㅋ

작가가 자신의 '사색'과 '독서'의 뽕에 너무 취해있는 것..이 보였다. 나쁘진 않았지만 좀 피식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가진 내면의 강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그가 무엇을 경멸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일상과 철학을 잘 말해주지 않는다. 자신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무엇을 경멸하는지를 보면 우리는 그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어떤 철학으로 점철된 미래를 살게 될지 짐작할 수 있다.

 

일상에서의 작은 성취가 중요하다.
누구나 처음과 시작이 있고, 그 때 자신이 선택한 방법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대가의 조언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도록 작은 성취를 쌓는 시스템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언제나 모든 변화는 그렇게 되겠다는 자신의 의지에서 시작한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내릴 한 문장의 명령이다. 자신에게 새로운 시작을 허락하라.

 

함부로 멘토를 만들지 말라.
쉽게 누군가를 멘토로 섬기지도 말라. 당신의 가장 진실한 멘토는 당신이 어제 보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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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다루는 포르노는,

좁은 의미의 포르노는 우리가 아는 포르노 영상, 즉 '야동'이다.

넓은 의미의 포르노는 전체 포르노 산업을 포함한 모든 것을 얘기한다. 

 

이 책에서는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의 포르노를 모두 다루고 있다.

포르노라는 산업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현재 포르노산업은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

포르노가 남자, 여자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고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또 남자 여자의 측면뿐만 아니라 인종과 아동의 관점에서도 포르노/포르노 산업을 다루고 있다.

 

포르노의 이면을 묘사하느라 굉장히 선정적이고 직설적이라 역겨운 묘사가 다수 있어서 읽기 힘들기도 했다.

극단적이고 파괴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보다 더 포르노라는 세계와 포르노의 영향을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은 자신들이 원해서 포르노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책에서는 사실 포르노 산업에 의해 생성되고 길러진 욕구라고 말한다.

또한 여성들은 자신들이 원해서 '주체적 섹시'를 갈망하고 아름다운 '여성상'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 역시 포르노 산업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에 불과하다.

포르노는 자신들의 판타지를 그린 것이라 말하지만 포르노는 개인이 만들어낸 판타지가 아니라 공장에서 대량생산해낸, 정형화된 상품이라는 것이며, 그 포르노들을 소비하다 보면 사람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폭력적인 것을 원하게 된다.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어느 교도소의 아동 포르노 소지죄로 수감된 사람 중 '소아성도착자'의 정의에 들어 맞는 사람들은 없었으며, 일반적인 포르노에 질려 더 비정상적인 장르를 소비하다보니 아동 포르노로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포르노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히, 그리고 얼마나 넓게 퍼져있는지 피상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일상에 스며들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생각있는 성인이라면 꼭 한 번씩은 봤으면 한다. 

 

포르노가 제작되는 환경이 불법이든 합법이든,
그 영상이 출연자의 자유의사로 촬영되었건 전혀 모르는 새에 불법적으로 촬영되어 유포되었건
포르노가 일으키는 사회적 영향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실제 여성이 출연하지 않으므로 피해자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리얼돌이나 게임 캐릭터, 포르노만화와 야설도
그것이 끼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여느 포르노와 다를 바가 없다.
다크웹에서 유통되는 극단적인 하드코어에서부터
남자들에게는 너무나 흔한 '야동', 대중문화에 새어나오는 성적 코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포르노라는 말을 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각기 이름이 다르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여성들의 삶과 사회적 지위에 끼치는 영향은 똑같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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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우울증, 산후 정신증을 겪은 어느 엄마의 1인칭 기록이다.

남편을 만나기 전의 이야기, 남편을 만나고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 아이를 낳았던 이야기, 그리고 점점 정신이 병들어가는 이야기, 정신병동에서의 이야기, 회복하는 과정등을 담담히 서술해 놓았다.

엄마가 된다는 느낌은 어떤것인지, 사회가 엄마라는 존재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인데, 부모님, 시부모님 모두 한국인이다... 한국문화를 어느정도 따르는 모습이 보이는데,

내가 평소에 지양했던,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했던 기성세대들의 한국문화가 보이며,

그런 것들로 인해 작가가 정신적으로 벼랑으로 내몰리고,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기성세대들이 답습해온 한국문화나 한국인의 정 같은것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강화되었다....

 

아무쪼록 본인의 이야기를 서술해 놓은 거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각들을 했었는지 잘 전달이 되었다.

주인공 본인에게 독이 되어 자신을 파괴한 것, 하지만 본인을 수렁에서 건져준 것, 그리고 본인이 좇고자 하는 건 결국 다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가족, 사랑, 모성애라는 건 어떻게 이루어지는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삶의 단면을 책으로 읽어보고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그의 집은 늘 시끌벅적했다. 대화와 고함으로 정신이 없었다.

막내였던 그는 한번도 제대로 말을 꺼내볼 기회가 없었다. 혼돈 자체였다.

그는 이런 소란스러움을 사랑했지만,

한편으로는 고요함을 갈망했다.

 

-

 

출산 후 내 몸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대신 이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가 되고 말았다.

나의 육체는 단지 주기 위해, 새 생명체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존재했다.

소모되는 것 이상이었다. 내 몸과 정신은 모두 케이토에게 맞추어져 있었다.

이런 모호한 시간속에서 나는 내게 이름이 있다는 생각을 멈추었다.

나는 몸일 뿐이었다. 

 

-

 

사람들이 계속해서 나를 더듬고 찔러대고 아기와 피부를 맞대라고 말하는 통에 나는 결국 옷을 벗고 아기를 가슴에 안은 채 침대에 앉았다.

아기를 위해 존재하는, 하라는 대로 하는 포유동물처럼 느껴졌다. 

 

-

 

그의 부모님은 진심으로 한 말이었다.

그러나 내가 서서히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는데,

이들이 자신들의 말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듣지 않는 상대에게 말하는 것에 익숙했다.

말은 그저 소리일 뿐 신중하게 선택되지 않았다. 

 

-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나를 바라보고 우리의 눈이 마주쳤던 그 순간에 너무나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했다.

그리고 나는 시간에서 분리되어 우리를, 우리의 초상화를, 거울을 보듯 닮은 행동을 보았다.

우리는 모두 존재했지만 서로 화합하지 못했고, 과거의 패턴을 반복했다.

 

-

 

그 말은 사랑의 승리에 대한 경고였다.

너무나 아름답고 가공되지 않은 무언가는 끝이 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터놓는 것은 괴로움과 취약함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파괴적인 힘이다.

죽을 운명과 실패를 알지만 그럼에도 벼랑 끝에서 발을 떼는 것.

이것이 사랑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

 

모든 위대한 사랑 이야기가 지니고 있는 희망.

그는 해피엔딩을 믿었을 것이다.

자신을 힘껏 내던져 정상에 오를 수 있게 해주는 조용한 희망 말이다.

그런 다음에 깨닫게 괸다. 그곳이 정상이라는 것을.

결말을 신경 쓰지 않는, 결말은 중요하지 않음을 아는 정상이다. 이것이 행복한 결말이다.

순간만으로도, 사랑만으로도 충분할 때 그 지점에 다다른다.

 

-

 

나는 나의 아기에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내가 온전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기와 함께하는 순간들에서 기쁨을 찾았다.

아기의 웃음소리를 들었고, 첫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 손뼉을 쳤으며, 나를 향해 손을 뻗었을 때 그 손을 잡아주었다.

나는 내가 붙잡아야 하는 소중한 순간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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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근대 로맨스 소설인가 했는데... 아니었고..

그럼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인가 했는데 아니었고...

머랄까 근대를 살아가는 한 여성의 삶의 서사와 투쟁기라고 보면 될까 ..

 

배움이 길지는 못하였으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자 싶어하고, 

일제강점기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였으나 독립하고자 하는 마음을 느꼈으며,

고무공장에서 직접 일하며 불평등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느끼고

대의가 있지는 않았으나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투쟁하였다.

 

뒤에 사진이랑 기사같은 것이 나오는 걸 보니

아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 것 같다. 

삶의 희노애락이 담겨있으며 전개가 속도감 있고 사투리와 옛날 말씨가 매우 실감나서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가만 보니 문창호에 손가락 둘레만한 구멍이 대여섯 개 나 있다. 
그리 들어온 햇빛 한 줄기가 전빈의 눈을 겨누고 있는 것이다.

주룡은 손 하나를 뻗어 전빈의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준다. 
눈을 감은 채 깊은숨을 내쉬는 전빈을 주룡을 오래도록 바라본다.

뜬금없이 어머니에게 들은 실없는 물음이 그 얼굴을 보는 사이 떠오른다.

통화현에서 곱기로 으뜸가는 것이 무엇인지 나 알았소.
그것은 내 서방. 이 생각에 주룡은 의기양양해진다.

서방만 한 게 없다.

 

 

당신이 좋아서 당신이 독립된 국가에 살기를 바랍니다.

 

 


임자가 이런 사람이어서 나는 좋았에요.

주룡은 바로 답하지 못한다. 그런 말 말지.
이미 한 번 버린 아내에게, 이제는 아주 두고 떠날 사람에게 그리 다정한 말은 말지.
데리고 떠나지 말지. 정 주지를 말지. 첫날밤에 소박을 맞히지. 이럴 바에는.
주룡은 손을 내밀어 전빈의 얼굴을 감싼다.

 

 

부모를 따라서 이주하고, 시집을 가래서 가고, 서방이 독립군을 한대서 따라가고,
그런식으로 살아온 주룡에게는 자기가 무엇이 될 것인지를 저 자신이 정하는 경험이 그토록 귀중한 것이다.

 

 

주룡이 말할 때는 미심쩍고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던 회원들이 달헌의 말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에 슬그머니 짜증이 나려 하는 것을 꾹 참으며 주룡도 달헌에게 박수를 보낸다.

 

 

"시방까지 배운 바론 노동자가 으뜸이구 근본 되는 계급인데 
실지로는 에리뜨들이 계도와 계몽의 대상으로 보구 있다. 이거이 최근 나의 불만입네다."

 


우습지 않습니다.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당신 아주 탁월한 사람입니다. 싸우려고 태어난 사람같습니다. 본때를 보여주시오. 나 따위 것 우습게 여겨버리시오. 알겠소?

주룡 씨 이미 잘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내가 부재중인 동안에도 모임에 빠짐없이 출석하고 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기만적인 말처럼 들리겠으나 나는 아무리 하고 싶어도 주룡 씨처럼은 할 수 없습니다.
여성 고무 직공의 당사자성을 흉내 내거나 빼앗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주룡 씨는 얼마든지 나의 몫을 가져갈 수 있지요. 사상이니 이론이니 하는 것은 배워가면 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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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을 처음 마주쳤을 때 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천 개의 단어로 다 표현하지 못할, 천개의 단어보다 더 무겁고 커다란 몇 사람의 이름을 알았다.

 

정말 오랜만의 감동적이고 감성적인 소설이었다.

경마장에서 말을 타기 위해 만들어진 기수 로봇 콜리,

경주마로서의 수명을 다해 곧 죽을날만 기다리는 말 투데이,

로봇을 좋아하지만 친구 사귀기는 서툴고 언니와 엄마에 대한 부채감을 지고 살아가는 연재,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이끌고 매번 경마장에 가는 은혜,

죽을 위기를 이겨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꿈을 포기한 채 두 딸을 키우며 버티는 보경.

등장인물들을 보면 알겠지만 저마다의 사연이 다양하다. 그만큼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도 다양하다.

감정을 느끼고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 등 오로지 감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인권이라든가, 동물 복지에 대한 생각과 같은 사회 문제 또한 반영되어 주인공들이 겪는 일에 현실성과 공감성을 부여한다.

사람은 다 비슷하다지만
너무나도 다른 입장에서 살고있는 인물들에서
보편적인 감정을 뽑아내어
어루만져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정말 감동받았다~!


다양한 하늘이 존재했지만 콜리는 그중에서도 구름이 선명한 날을 좋아했다.
여기서 '좋아했다'는 더 자주, 더 오래도록 하늘을 바라봤다는 뜻이다.

 

 

 

세상이 조금만 더 자신을 남들처럼만 대해준다면 은혜는 사이보그따위 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몇 천만 원을 웃도는 기계 다리 부착 수술보다 더 필요했던 건
인도에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와 가게로 들어갈 수 있는 리프트,
횡단보도의 여유로운 보행자 신호,
버스와 지하철을 누구의 도움 없이도 탈 수 있는 안전함이었다.

 

 

 

세상은 연재와는 상관없이 빠른 속도로 많은 것을 탄생시켰다.
그제야 삶의 격차가 어느 틈을 비집고 생겼는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건 연재의 균열이라기보다 부모님, 그리고 그 부모님보다 더 먼 부모님의 삶 어디에선가부터
천천히 시작된 균열일 것이다. 연재가 스스로 절대 여밀 수 없는 크기로 말이다.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내는 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마음을 떼어낸다는 게 가능한가요?"

"응. 이러다 나도 죽겠지, 죽으면 다 그만이지, 하면서 사는거지."

 

 

 

한 해 1만여 마리 정도의 동물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을 감았다.
인간도 살기 비좁은 땅이라는 이유로 동물들이 사라져야 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생태계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
모두가 입을 모아 동물의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중 대부분의 인간들이 여전히 개 공장에서 태어나 펫숍으로 팔려 온 강아지를 구매했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를 발로 찼다. 털이 뭉친 노견은 너무 못생겼다 느꼈으며
갓 태어나 젖도 떼지 못한 개만이 가족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고양이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없이 집에 들였다가 털이 너무 많이 빠지거나 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로 유기했고
같은 케이지 안에 넣어 서로 죽이는 햄스터를 징그럽다는 눈으로 바라보았으며
수온과 염분을 맞추지 못해 떼죽음당한 열대어를 변기통에 흘려보냈다.
새를 위해 새장을 하늘이 보이는 베란다에 놓았고
그 해에 유행했던 동물들은 반짝 개체수를 늘렸다가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다.
가축이 된 짐승과 인간과 친한 몇몇의 동물들 빼고 모든 동물들은 몇 세기 안에 사라질 것이다. 소리 소문 없이.인간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죽었다. 복희가 말했던 이 행성에서의 동물들의 위치였다.

 

 

 

콜리는 공감을 느낄 수 없는 개체였지만 공감하는 척 움직이게 만들어졌다.
어차피 사람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게 공감이었다.
보경은 콜리를 앉혀놓고 몇 번 대화를 한 후에야 진정으로 필요했던 건
들을 수 있는 귀와 끄덕일 수 있는 고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만이 그리움을 이길 수 있다고 했잖아요.
아주 느리게 하루의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언젠가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르게 할 거예요.

 

 

 

 

바다에 빠지면 누구를 가장 먼저 구할거냐는 질문이 나왔어요.
그게 소중한 사람의 순위를 매길 때 사용되던데. 그런데 참 이상한 비유예요.
왜 꼭 절망의 상황에서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믿는 걸까요?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를 누구에게 먼저 줄 거냐는 비유도 할 수 있을 텐데요.

 

 

 

 

아쉽다. 아쉬움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은 지 오래돼서 완전히 잊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쉬움에는 약간의 설움이 섞여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아쉽다는 단어를 꺼내면서, 아쉬움에 면역되지 않은 마음이 설움에 정복당하는 듯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울었다가는 지수에게 평생 놀림을 받을 것 같았으므로 연재는 꾸역꾸역 참았다.

 

 

 

 

연재는 볼 때마다 새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인간의 눈이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어도 각자가 다른것을 볼 수 있었다.
콜리는 인간의 구조가 참으로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지만 시간이 같이 흐르지 않으며 같은 곳을 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기억하고,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알 수 없다. 때때로 생각과 말을 다르게 할 수도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숨기다가 모든 연료를 다 소진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렸고,
다른 것을 보고 있어도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으며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것처럼 시간이 맞았다.
어렵고 복잡했다. 하지만 즐거울 것 같기도 했다. 콜리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면 모든 상황이 즐거웠으리라. 삶 자체가 연속되는 퀴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어흐흑

따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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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소리없이 쌓이는 눈처럼

몽글몽글하고 별 탈없는 미적지근한 연애소설.

 

소설 속에 여러 나이대의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어린 아이나 10대 학생의 말투가 전혀 그 나이대의 것이 아니어서 괴리감이 느껴졌다.

현실반영이 너무 안 된 느낌이라고 할 지, 시대에 뒤처진 느낌이라고 할 지...

 

얼마 전에 본 짤 중 웹툰에서 10대들의 말투를 표현한다고 표현하여 쓴 대사가 있었는데

전혀 시대에 맞지 않는 대사라서 웃음거리가 된 것이 있었다.

그 짤이 잠시 스쳐갔었다..

 

아무튼 내 취향은 아니지만

각종 인문 서적들과.. 사회 이슈를 다룬 이야기들을 읽다가...

이걸 읽으니 

마음이 평화로운 느낌이다.

 

 


눈동자 뒤에 그녀가 살기 시작했다. 눈을 감아도 소용이 없다. 계속 보이니까. 

 

 

 

"날씨 좋을 때 보자 … 난 그런 빈말 싫더라. 어떤 식으로 말해도, 절실하지 않은 관계라는 데는 변함이 없어. 진짜로 보고 싶어봐. 눈보라 치고 강둑이 범람하고 전쟁이 나도, 만나겠다고 목숨 걸고 달려가는게 인간들이지."

 

 

 

요즘의 나는 사랑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얻었고, 또 무엇인가를 잃었다. 잃었음을 알고 있는데, 새로 얻은 게 좋아서 무엇을 잃었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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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주의를 옹호하고
아무 의식없이 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논리와 팩트로 후드려 패서 순살이 되게 한다.


너무 굉장한 내용들이 많아서 걍 옮겨왔음.


  • 육류와 유제품의 생산과 소비로 인해 일어나는 일

1. 잔인함

  • 대량 생산 체제 자체가 인간성을 말살시키도록 설계되어 있다.
    공장식 축산업에서 동물들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밀집사육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관리자들이 동물을 학대하고 구타한다.
  • 단시간 내에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윤을 남기는 게 목적인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동물 한 마리를 죽이는 시간은 짧을수록, 비용은 적을수록 좋기 마련이다. 전기 충격이나 순간적인 고열로 죽이는 경우도 잔인하긴 매한가지. 살상 공정 이후에도 의식이 남아 있는 동물이 컨베이어벨트에 매달려 목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일도 허다하다. 생각해보면 인도적인 도살이란 말 자체가 형용모순이다.

 

2. 오염

  • 소고기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해서 물 약 1만 5천리터가 소비된다. 가축들이 배출하는 분뇨와 폐수는 필요한 퇴비량의 수 배 이상을 쓰고도 남아돌 만큼 엄청난 양이다.



3. 탄소배출

  •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은 탄소 전체 배출량의 최소 18퍼센트 이상으로 추산한다. 비행기, 자동차, 기차, 선박 등 모든 교통수단을 합친 배출량(약 13퍼센트)보다 많다.
  • 메탄가스의 경우, 인간 활동에 의한 전체 배출량 중 축산업이 35퍼센트나 차지한다.



4. 산림파괴

  • 아마존에서 일어나는 산림 파괴의 약 91퍼센트가 가축 사료 재배를 위한 경작지 확보 때문이다.



5. 항생제

  • 미국 전체 항생제 판매량의 80퍼센트가 축산업에 쓰인다. 이 항생제는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 밖에도 많았음. 인상깊은 것만 적음.


사람들이 육식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내세우는 근거를 하나하나 반박하는데, 몰랐던 부분과 궁금한 점을 해소시켜줘서 좋았음.

"우리가 믿는 건 신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고, 가족, 친구, 학벌, 돈, 성공도 아냐. 
이 모든 것보다 더 근본적이고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건 '세상은 안 변한다'는 믿음이야. 
어차피 나 혼자 애쓴다고 변하는 건 없으니 남들 따라 편하게 적당히 즐기다 가자는 주의, 복잡하고 골치 아픈 사회문제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최대한 외면하는 태도, 뭔가 바꿔보려는 사람에게 '네가 얼마나 잘났길래'라며 멸시하는 반응, 모두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이 믿음에 기반하는 거야."

 

누군가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변화를 진지하게 거론하기 시작하면, 깊은 회의와 적의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가령, 비건처럼 인간-동물 관계를 재정립하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그 변화는 윤리적으로 아픈 곳을 건드리기도 한다. 그러니 곧바로 거부감을 표출하는 것이다.

 

'공장식 축산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 중 하나'

 

"앞으로는 귀찮음이 내 행동의 원인이 되게 하지 말자"

 

생명을 가진 데다가 고통을 지각하는 동물을 우리가 이처럼 노예화하거나 상품화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인간 우월주의를 들이대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하므로 동물 착취는 정당화된다는.
타당한 근거가 없는 말이다.
그저 인습적으로 허락 없이 착취할 뿐, 동물을 마음대로 해할 수 있는 천부권리는 그 어떤 인간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덴마크, 독일, 스웨덴에서는 이미 '육류세'의 도입을 의회에서 검토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국민 건강 때문이다.
고기먹는 걸 규제한다고?  당신은 여전히 개인 영역 침해라고 버틸지 모른다.

의식 없는 식생활을 고수하겠다는 사람들이 존중하는 개인은 그들 자신뿐,
살고 싶은 동물의 선택은 왜 조금도 존중받지 못하는가? 

한 사회가 동물을 다루는 방식, 이들을 통해 식품을 생산하는 방식이 윤리와 공중보건과 지구 전체에 영향을 준다면, 이는 당연히 공적인 비판과 감시, 규제의 대상이 된다. 개별 사안만 보면 개인의 선택이라고 해도, 이것이 모여 전체적으로 끼치는 결과가 공공 영역의 안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양모에 대한 낭만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털만 깎아주면 양도 시원해서 좋고 서로 좋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진실은 그게 아니었다. 
양모를 자르는 과정에서 양을 심하게 학대하는 장면들이 여러 번 포착되었다. 도살과 같은 논리다. 
수요가 많아지고 대량생산을 하다 보면, 시간당 단가를 맞춰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동물 학대는 필연이 된다. 

 

내가 진실을 이야기하는 한, 그리고 그 진실이 상대방의 습관을 건드리는 한, 모두가 편안할 방법은 없다. 진실 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어떤 동물은 극진히 사랑하지만 어떤 동물은 죽여도 그만인 태도를 '종차별주의(speciesism)이라고 부른다. 
인간 본위의 자의적인 분류 체계로 동물의 용도를 지정하는 것이다. 
개는 반려동물, 돼지는 식용, 붕어는 관상용... 한국은 심지어 같은 개도 애완용과 식용으로 나눈다. 
비슷한 예로, 자신의 어머니와 누이, 배우자, 애인, 딸은 극진히 존중하고 아끼면서 '업소 여성'은 막 다뤄도 된다고 생각하는 일부 남성들의 사고방식이 있다. 이는 오로지 분류자의 편의에 의한 분류일 뿐, 대상의 본질은 변함없다. 

 

'동물도 동물을 먹잖아'

인간의 윤리를 동물의 행동 생태에 기초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인간은 자연의 원리로 통용되는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벗어난 '문명인'으로서 높은 수준의 윤리, 상호배려와 인간성을 이뤘음을 자랑으로 삼아왔다.

동물 착취를 정당화할 때는 인간의 우월함과 특별함을 들먹이다가, 야만적이고 비윤리적으로 행동하고 싶을 때는 "우리 역시 어쩔 수 없는 동물일 뿐" 이라며 책임을 내팽개치는 것은 편의주의적이고 비겁하며 앞뒤가 안 맞는 태도이다.

동물들은 먹을 만큼만 먹는다. 그 어떤 동물도 인간처럼 다른 동물을 공장 규모로 가두어두고 노예처럼 착취하지 않는다.

 

'인간은 원래 육식이다?'

인간의 몸은 육식동물보다 초식동물에 더 가깝다. 치아 가운데 90퍼센트가 어금니처럼 식물성 음식을 먹기 위한 맷돌형 치아이다. 송곳니조차 뭉툭해서 육식동물처럼 다른 동물들의 가죽과 근육조직을 물어뜯어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구강 구조도 악어나 고양이류처럼 아래위로 씹도록 되어 있지 않고, 초식동물처럼 식물이나 곡식을 으깨고 갈아먹기 좋도록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내장길이도 다르다. 육식동물은 사체가 몸 안에서 부패하면서 생기는 각종 독소와 노폐물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이 굉장이 짧다. 반면 초식동물은 이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대신, 식물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장이 세 배 이상 길다. 인간은 후자 쪽에 가깝다. 인간은 육식동물에게는 없지만 초식동물에게서는 발견되는 식물 분해 성분인 아밀라아제를 가지고 있다. 

 

'단백질은 어디서 구하냐?'

단백질은 채소, 곡류 등을 통해 얼마든지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콩 종류는 단백질 함유량에서 육류에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대두의 경우는 육류보다 두배는 더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만으로도 필수아미노산 및 비필수아미노산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 
통곡물, 콩과 식물, 채소, 씨앗 및 견과류 등은 필수아미노산 및 비필수아미노산을 모두 가지고 있다.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위험하다?'

영양학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영양학협회, 영국영양학협회, 호주영양학협회에서는 균형 잡힌 채식이 영양학적으로 적합하며, 전 연령 그리고 삶의 모든 단계(임신, 수유 단계를 모두 포함)에서 안전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간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소로부터 우유를 착취한다.

먼저 소를 강제로 임신시킨다. 한 손은 소의 항문을 통해 직장 안으로 집어 넣고, 한 손으론 성기 안으로 인공수정 관을 자궁 입구까지 억지로 밀어 넣는다. 이때 암소가 반항하지 못하도록 거치대에 결박시키는데, 외국에서는 일부 업자들이 이 장치를 '강간대'라고 불렀다.

어미 소에게는 기계를 부착해 매일 악착같이 우유를 짜내는데, 이 전 과정이 너무도 고통스럽고 스트레스가 커서 젖소는 원래 수명인 약 25년을 한참 밑도는 4~5년 만에, 자기 발로 설 힘도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다. 더 이상 착취할 것이 없으면 곧장 도살장으로 보내진다.

 

생선과 해산물은 문제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의하면 현재 세계 어장의 87퍼센트 이상이 남획 또는 고갈된 상태이다. 상어, 고래 등의 상위 포식자의 90퍼센트도 어업에 의해 사라졌다. 이대로 간다면, 30년 후에는 밥상에 생선이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양식은 괜찮다?

양식이 마치 자가 발전하는 어류 생산 기계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양식 생선의 사료가 뭐겠는가? 생선이다. 
혼획된 값싼 생선을 갈아서 생사료를 만든다. 특히 양식하는 생선들 중에 상당량을 차지하는 연어나 참치는 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생선 사료를 필요로 한다. 이렇다 보니 양식도 결국 야생, 즉 바다 생물에 의존하고 있다. 양식이 지속가능한 미래의 모델이라는 생각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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