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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나는 이 구절 하나만 보고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이 구절이 너무 좋아서 ㅎㅎ 

고등학생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반 아이를 찔러 살해한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그리고 살해된 학생의 어머니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초반에는 감을 잡기 어려웠다. 다른 소설들처럼 내용이 시간순으로 서술되지 않아서 조금 헷갈렸는데,
내용이 전개되면서 원인과 결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미래를 만들어내는 느낌.
조금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여운이 남고 괜찮은 소설인것 같다.
잘 짜여지고 간결하지만 견고한 느낌이 난다. 
대화들이 간결하여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사실 감정을 꾹꾹 눌러담아 압축시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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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까 우리 중에 미래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죠? 그런데 현재를 제대로 보는 사람도 많지 않아요. 사람이 과거에 사로잡혀 있거나 미래에 홀려 있으면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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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에 들어가서 생각했어. 나는 우리집 가족들이랑은 평생 서로 이해할 수가 없겠구나. 마음이 통할 수 없구나. 그걸 열 살 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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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렇게 비열하지 않아. 되게 몸과 마음이 순결해. 너는 샤워도 오래 하고. 네 몸에서는 좋은 냄새가 나. 
그거 베이비로션 냄새야.
그 냄새 말고, 네 냄새가 따로 있어. 좋은 냄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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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계의 의미가 그 끝에 달려 있는 거라면, 안 좋게 끝날 관계는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 그 끝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과정이 아름답고 행복하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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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를 보지 못하고 현재만 보는 사람이 더 유리할 수도 있어. 여자가 말했다. 과거를 잊을 수 있으니까. 과거를 잊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 그러니까, 내가 널 지켜줄게. 과거로부터, 너를,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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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나리자>같은 존재였어. 이 미술관에서 꼭 보아야 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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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사실 남자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시공간연속체 속에서 그 모든 일을 몇 번이고 다시 겪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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