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음

한 번쯤은 읽어볼만 한 것 같다!

 

1. come com Kan!

문학의 거장 동상이 말을 걸어오며 소설가로서 성장하는 이야기.

동상이 말을 걸어온다는 설정이 재미있었으나

그 외에의 별로 재밌는 요소는 없었음

 

2.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

자신이 아직도 굉장한 셀러브리티라고 생각하는 노작가가 자신을 극진히 대접해 온 한 호텔에 방문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본인이 다른 젊은 여자들에게 플러팅하는게 자기 입장에서는 사연있는 로맨스지만 
상대방 여자에게는 그저 추접스러운 노인네가 들러붙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장면이 있다. 

고전문학이나 어떤 소설들을 보면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 남성의 여성편력을 
주인공만의 심오한 사연, 혹은 주인공의 방황/일탈, 혹은 주인공의 성장에 필요한 매개체 쯤으로 제법 잘 포장하곤 하는데, 
그걸 포장을 다 까버리고 현실적으로 민낯을 밝혀버린 느낌이었다.
사실 별 거 아닌 짧은 대사에 불과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제법 통쾌했음.. 

 

3. 용사 다케루와 마법 나라의 공주

본인은 여성의 편이라고 믿으며 ‘여성전용칸’에 들어가 시위를 하는 주인공. 주인공이 들이미는 카메라 앞에서 승객들은 겁에 질린다.

”저는 여성 편입니다. 이 칸은 일본의 남녀평등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열차 내부를 촬영하겠습니다! 이건 도촬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나가게. 당신 때문에 다들 무서워하고 있잖은가.“ 

이 장면은 주인공같은 사람들이 여성전용칸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라고 보여져서 오히려 웃겼다….

주인공은 그러던 중 갑자기 환각에 빠지게 되는데, 본인은 괴수를 물리치고 공주를 구해야하는 용사가 된다.

여성들의 사회생활을 용사의 모험에 빗대어 그려내고 있는데 비유가 사실 그럴듯 하지 않아서 
매끄럽게  연결이 잘 안되어 이해가 안 갔다. 
물론 몇몇 대사는 굉장히 현실적이라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저는 주어진 일을 다 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외모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말까지 들어야 합니까?”

여성 정치인을 비롯해 화제가 된 여성들에 대한 평가, 혹은 비난에는 겉모습과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점을 꼬집었다는 게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여성전용칸’ 과 주인공의 환각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나…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용사'의 이야기는 대충 느낌은 알겠는데 '여성전용칸'이 이야기속에 등장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사실 주인공이 표방했던 '나는 여성의 편'은 그저 말뿐인 위선이었으며 
주인공이 '용사'의 일을 겪고 진심으로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장치였으려나..?
잘 모르겠다.

4. 아기 띠와 불륜 초밥

사실 이 단편이 이 책을 사게 된 계기임. 광고에서 이 이야기를 봤는데 제법 흥미로웠음.

불륜 커플들이 모이기로 유명한 한 초밥집에 모유수유를 졸업한 아기를 데리고 한 여자가 식사를 하러 온다. 
그 아기엄마는 제법 미식에 대한 견문이 넓어 보이고 붙임성도 좋아 떠들썩하게 식사를 하는데 그런 여자를 주변 남자들이 못마땅하게 본다.

'마사미가 경멸해야 할 사람은 그 여성이 아니라, 어쩌면 옆에 있는 남자가 아닐까. 
그들이 이렇게 다림질이 잘된 셔츠를 입고 젊은 여자와 고급 초밥을 먹는 사이에, 
그 등 뒤에는 집안일과 육아에 쫓기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가게의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진 것은 본래는 숨어야 할 존재가 갑작스럽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문장으로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축약이 된다.

내가 집 밖에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고 여러가지를 배우고 사회 생활을 맘 편하게 하는데에는 
가정의 대소사 및 집안일을 처리하는 사람의 기여가 굉장히 크다는 것.. 
하지만 정작 그 집안일을 맡은 사람은 사회 생활을 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지워진 존재가 된다는 것...

그런 것을 이야기에 잘 녹여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쓸데없이 너무 자세한 식사 재료와 술 등에 대한 묘사로 인해 스토리가 산만해져서 
그 부분은 좀 훌훌 넘기긴 했다. 
그래도 그렇게 자세한 묘사를 함으로서 아기 엄마가 그만큼 미식에 제법 식견이 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근데 음식점을 나서는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들이 갑자기 함께 길을 나서는 건 너무 개연성도 없고 무슨..ㅋㅋㅋ 
너무 뜬금없고 인위적이어서 좀 짜쳤음.

 

5. 서 있으면 시아버지라도 이용해라

이혼한 남편의 아버지(전 시아버지)가 본인을 거둬달라고 해서 같이 지내게 된 이야기. 
애초에 남편과 외도로 이혼했는데 시아버지가 그런 아들이랑은 살지 못하겠다고 뛰쳐나온 것부터가 현실성이 뒤지게 없다 ㅋㅋㅋ 
근데 뭐 소설이니까 뭐~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책임져주는 조건으로 주인공은 시아버지를 거둬주게 되고, 
그런 시아버지로 인해 가사 및 육아에서 해방되는 이야기이다.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엷게 화장을 하고 정원에 물을 준 다음, 
남편이 손수 느긋하게 내리는 커피에 맞춰 토스트와 햄에그를, 아들의 취향인 일식 조식을 만든다. 
아들을 회사에 출근시키면 포메라니안 강아지인 오찻피를 산책시키고 장을 봐 온 뒤에는 
이웃과 교류, 집 청소, 남편을 위해 또 점심을 차리고 다시 정원 손질, 청소, 저녁 준비..... 
솔직히 경쟁 카페가 많은 사무실 밀집 지역의 카페에서 점장을 했을 무렵의 나보다 시어머니의 루틴이 훨씬 힘들어 보였다.'


'밖에서 돌아오면 어김없이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에니시가 아무 탈 없이 잘 있다. 
그것만으로 경직되었던 몸의 중심이 스르르 녹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회생활에 기력을 다 빨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가사일과 육아에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상기시켜주었다.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의 법정 - 조광희  (0) 2022.08.27
완전한 행복 - 정유정  (0) 2022.05.07
매일 인문학 공부 - 김종원  (2) 2021.11.03
포르노랜드 - 게일 다인스  (0) 2021.10.14
네 눈동자 안의 지옥 - 캐서린 조  (0) 2021.08.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