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다루는 포르노는,
좁은 의미의 포르노는 우리가 아는 포르노 영상, 즉 '야동'이다.
넓은 의미의 포르노는 전체 포르노 산업을 포함한 모든 것을 얘기한다.
이 책에서는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의 포르노를 모두 다루고 있다.
포르노라는 산업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현재 포르노산업은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
포르노가 남자, 여자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고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또 남자 여자의 측면뿐만 아니라 인종과 아동의 관점에서도 포르노/포르노 산업을 다루고 있다.
포르노의 이면을 묘사하느라 굉장히 선정적이고 직설적이라 역겨운 묘사가 다수 있어서 읽기 힘들기도 했다.
극단적이고 파괴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보다 더 포르노라는 세계와 포르노의 영향을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은 자신들이 원해서 포르노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책에서는 사실 포르노 산업에 의해 생성되고 길러진 욕구라고 말한다.
또한 여성들은 자신들이 원해서 '주체적 섹시'를 갈망하고 아름다운 '여성상'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 역시 포르노 산업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에 불과하다.
포르노는 자신들의 판타지를 그린 것이라 말하지만 포르노는 개인이 만들어낸 판타지가 아니라 공장에서 대량생산해낸, 정형화된 상품이라는 것이며, 그 포르노들을 소비하다 보면 사람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폭력적인 것을 원하게 된다.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어느 교도소의 아동 포르노 소지죄로 수감된 사람 중 '소아성도착자'의 정의에 들어 맞는 사람들은 없었으며, 일반적인 포르노에 질려 더 비정상적인 장르를 소비하다보니 아동 포르노로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포르노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히, 그리고 얼마나 넓게 퍼져있는지 피상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일상에 스며들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생각있는 성인이라면 꼭 한 번씩은 봤으면 한다.
포르노가 제작되는 환경이 불법이든 합법이든,
그 영상이 출연자의 자유의사로 촬영되었건 전혀 모르는 새에 불법적으로 촬영되어 유포되었건
포르노가 일으키는 사회적 영향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실제 여성이 출연하지 않으므로 피해자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리얼돌이나 게임 캐릭터, 포르노만화와 야설도
그것이 끼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여느 포르노와 다를 바가 없다.
다크웹에서 유통되는 극단적인 하드코어에서부터
남자들에게는 너무나 흔한 '야동', 대중문화에 새어나오는 성적 코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포르노라는 말을 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각기 이름이 다르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여성들의 삶과 사회적 지위에 끼치는 영향은 똑같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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